2013년 8월 11일 일요일

회식과 음주 문화는 남성 우울증 때문이다?

우연히, 고려대학교 우울증센터 소장인 이민수님이 쓴 '마음의 감기 치료법 우울증 119'라는 책을 읽게 되었다.

이 책 중에 남성 우울증에 대한 재미있는 내용이 있어서 그대로 올려놓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남자들은 경쟁자들이 우울증적 상태에 있는 자신을 공격하지 못하도록 하는 안전장치가 '회식과 음주문화'라고 주장했다.

아래는 이 책의157 페이지의 내용을 옮겨 적은 것이다. 

"남성은 생존이라는 진화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위해 자신이 감정적으로 취약한 상태에 있다는 것을 사회의 경쟁자들이 알아차리지 못하게 하기 위해 극단의 상황에 이르러도 숨기려 한다.

그렇기 때문에 우울증이 심한 경우에도 최후의 순간까지 사회적인 업무완수하려 한다.

하지만 스트레스로 인해 찾아오는 우울증은 결국 업무 능력을 마비시키게 될 것이다.

이 경우를 대비해 진화적인 힘은 자연선택을 통해 남성 중심의 사회 구조 안에 속해 있는 남성들로 하여금 경쟁자들이 우울증적 상태에 놓여 있는 자신공격하지 못하도록 막는 교묘한 안전장치를 만들어낸 것 같다. 

그 안정장치란 바로 '회식과 음주문화'라고 할 수 있는데, 우울증으로 인한 자신의 감정적 고통을 마비시키는 동시에 경쟁자 능력 최소화시키고 모종의 설득과 회유와 결탁을 통해 자신을 공격하고자 하는 의지를 미리 차단시킨다. 

이로서, 궁극적으로는 자신을 혹은 서로를 보호하기 위해 '회식'이라는 사회적 전통을 만들어 내었고, 여기에 ''이라는 무기가 포함되었을 것이다.





물론 여기에는 우정, 화합, 단결 등의 말들이 슬로건처럼 내걸어졌을 것이다.

물론 이런한 술을 통한 화합의 장으로써의 회식문화가 우리 사회를 지탱해 온 긍정적인 효과들은 무시할 수 없다.

그러나 남성들의 우울증에 대한 이러한 대처 전략들은 일정한 수준까지는 성공적으로 기능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방어수단마저 제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였을 때, 남성들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보다 극단적인 방법 밖에 업게 된다.

그것이 이 사회 구조 속에서 자신의 존재를 사라지게 하는 '자살'이라는 것이다.



영화 '박하사탕'에서 '나 돌아갈래'를 외치는 설경구 


자신들이 별 생각 없이 마구 내던졌던 공수표로 인해 최후의 순간 '파산선고'를 해버리는 것이다. 

즉, 마지막 순간까지 자신의 감정에 대해 허세를 부리며 어쩔 수 없는 순간에 가서 파산선고를 해버린다.

우울증은 우리의 현재 삶의 방향을 재평가하거나 삶의 속도를 조절하라는 중요한 메시지를 담고 있는 것 같다.

이는 열이나 기침 등이 감기라는 증상을 만들지만, 이것이 우리 몸에 매우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는 사실과 매우 흡사하다.


열과 기침감염예방하고, 호흡기에서 이물질제거하려고 설계된 진화론적 기제이다.

따라서 열과 기침이라는 증상을 없애려고 한다면 인간이라는 전체 시스템을 손상시킬 가능성도 있다.

'심리적 감기'로 불리는 우울증도 이러한 긍정적 관점에서 바라본다면, 인생 속에 숨어있는 더 많은 의미를 찾고 더 풍부한 인생을 살도록 하는 것으로 이용해야 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