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12월 1일 일요일

[상보성 세상 2] 우리가 사는 세상은 완전과 불완전이 혼합된 세상인가?

이제 이를 고전역학과 양자역학의 측면에서 바라보자.

인간이 사는 현실세계는 고전역학이 지배하는 거시(巨視)의 세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고, 이와 달리, 물질을 이루고 있는 원자는 양자역학이 지배하는 미시(微視)의 세계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그 이유를 설명하면, 아래와 같다.

거시의 세계에 사는 인간은 마음대로 걸으며 자유롭게 생활한다. 

이것이 가능한 이유는 물체 사이에 마찰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즉 인간이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것(행동의 자율성)은 물체 사이에 존재하는 마찰 때문에 가능하다. 



(스케이트를 타는 선수. 설명: 선수는 마찰이 존재해야 방향을 바꾸거나 가속 또는 감속을 할 수 있다.)



만약 현실세계에 마찰이 존재하지 않게 된다면 모든 물체는 완전 탄성충돌에 의해서 정해진(예정된) 길을 가게 된다. 

이와 달리 마찰이 존재하면, 모든 운동에너지를 마찰열로 소비해서 결국은 정지해야만 한다. 

만약 현실세계에 마찰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미래는 반드시 이미 완벽히 정해져 있는 결정론적 세상이 될 것이다.




(결정론: 당구공의 운동은 막대의 방향, 힘, 타격 위치 및 저항 등의 초기 조건에 의해서 당구공의 운동은 결정되어 있다.)


이와 반대로, 미시의 세계인 양자역학의 세계는 마찰이 전혀 없는 세상(?), 즉 일종의완전 탄성충돌(?)의 세계로 볼 수 있는 측면이 있다.(2) 

비유적으로 말해서, 만약 양자역학이 적용되는 미시 세계인 원자 내부에 마찰이 존재한다면 원자(물질)는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즉, 원자 세계에 마찰이 존재한다면 결국에는 이 마찰에 의해서 원자 가진 에너지를 열로 소비해야만 하며, 이 때문에 원자는 결국 모든 운동에너지를 읽게 되므로 원자 세계는 붕괴할 수 밖에 없다. 




(원자의 모형도. 설명: 원자의 세계에는 마찰이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미시세계의 그림자와 같은 거시세계도 존재할 수 없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미시의 세계인 양자역학의 세계는 마치 유럽 철학과 유사한 측면이 있다. 

즉 양자역학의 세계는 마찰이 없는 완벽한 세계, 즉 신의 영역으로 볼 수 있다. 

이와 달리, 우리가 사는 거시의 세계는 동양철학과 비슷한 측면이 있다. 

즉 인간이 사는 거시세계는 마찰이 존재하는 불완전하고 거친 세계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간은 원자들이 결합된 분자의 세계, 즉 현실(거시) 세계에 산다.

따라서, 우리는 서로 극단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완전한 것과 불완전한 것이 상호보완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상보적인 세상에 살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다.





(상보성 이론으로 전자의 파동성과 입자성을 설명한 닐스 보어.)


따라서 동양철학과 서양철학의 기본적인 생각은 둘 중 하나만 옳은 관계인 적대적인 관계가 아니라 세상은 서로가 보완해주는 상보적인 관계로 이루어진 것일 수 있다.

이제, 시간과 공간이 완전히 분리되어 있다고 주장했던 뉴턴과 시간과 공간이 서로 (상호보완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한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살펴보자.

뉴턴은 만유인력 법칙으로 사과가 땅에 떨어지는 힘과 지구가 태양 주위를 도는 힘이 똑같은 중력이라는 것을 수식으로 증명했다.

하지만, 뉴턴은 만약 질량을 가진 새로운 물체가 한 지점에 갑자기 생긴다면 이미 다른 지점에 있던 다른 물체에 중력이 순간적으로 도달한다는 '원격작용(action at a distance)'을 주장했다. 




(참고: 뉴턴은 존재하던 물체인 m1 이전에 없었던 물체인 m2가 갑자기 생긴다면, 이때 두 물체 사이의 힘은 물체의 생성과 같은 순간에 갑자기 생기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그의 이론은 이후 과학자들 사이에 많은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뉴턴이 주장한 원격작용은 그 바탕에 절대시간과 절대공간을 가정하고 있다. 

즉 그의 이런 주장의 깊은 곳에는 서양의 기본적인 생각인 절대적인 것 또는 절대자가 숨어있다.

이와 반대로, 아인슈타인은 중력이 근접작용에 의해서 전달된다는 것을 밝혀냄으로서뉴턴의 원격작용 이론은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의 등장과 함께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인슈타인 이전에, 맥스웰(James Clerk Maxwell, 1831~1879)은 빛이 근접작용, 즉 빛의 속도(3*10^8 m/s)으로 이동함을 알아냈다. 


(아인슈타인, 1879 ~ 1955.4)

즉 빛이란 전기장과 자기장이 서로 상호작용(또는 상호보완적 관계)에 의해서 전달되는 전자기파임을 증명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뉴턴은 시간과 공간이 모두 독립적이고 절대적인 것으로 보았지만, 아인슈타인은 시간과 공간이 서로 영향을 미치는 상대적(또는 상호보완적)인 관계인 시공간으로 생각했다는 것이다. 

즉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은 시간과 공간의 상보성이 그 핵심에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처럼 보인다.


<참조 1> 근접작용(action through medium): 물리적 변화가 한 곳에서 다른 곳으로 매질에 의해서 차례로 전달된다고 주장임. 

이 때문에, 근접작용에 의해서 힘이 전달되기 위해서는 전달되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함. 현재 거의 모든 물리학자들은 모든 힘이 근접작용에 의해서 전달된다고 생각하고 있음.

<참조 2> 원격작용: 근접작용과 달리, 물리적 변화가 즉시 전달되기 때문에 힘이 전달되는데는 전달시간이 전혀 필요없다고 주장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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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이 설명은 단지 비유적인 설명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시세계를 비유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설명은 적절한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